'∀건담'의 작중에서는 제 1화에서 '정력 2343년'을 제 2화부터 2년 후인 '정력 2345년'을 그렸다.
이 시기 지구는 흑역사라 불리는 암울한 과거로 인해 마치 19세기 전후 '산업 혁명' 전의 생활 수준으로까지 후퇴했고, 그나마 이것도 긴 세월을 통해
20세기 초의 수준으로 회복해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과거 기술의 유산인 '플로지스톤(phlogiston)'으로 축적할 수 있는 수소를 이용한 연료 전지나 태양 전지 등의
하이테크도 사용되고 있었지만, 이것은 단지 발굴된 것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 뿐, 생산해내는 기술은 없었다.
또, 마운틴 사이클이라 불리는 금단의 땅에서 카풀이나 보르자논 등의 인간형 유인 탑승 기계를 비롯해서 윌겜과 같은 우주선을 발굴해내기도 했다.
한편, 지구가 아닌 달에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문 레이스'라 부르고 있으며, 우주선이나 모빌 슈트, 냉동 수면 등의 지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과학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지구의 아메리아 대륙의 '선벨트 일대'가 일찌기 자신들이 살았던 지역이라 주장하면서 지구 거주민들에게 자신들의 지구 이주를 알린다.
그러나, 문 레이스와 지구인 간에 아직 충분히 이야기가 되지 못했고, 또, 지구인들의 뜻도 하나로 일치 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대 기계 인형을 앞세운 문 레이스의 등장은
지구인들 입장에서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고, 결국, 뜻하지 않게 지구인과 문레이스는 군사적으로 충돌하게 된다.
그리고, 지구인들도 마운틴 사이클에서 기계 인형을 발굴해내면서 지구인과 문 레이스 간의 분쟁은 모빌 슈트를 앞세운 전쟁으로까지 확대되고 만다.
한편,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흑역사(黑歷史)'라 불리는 과거 지구의 역사가 서서히 밝혀져 간다.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일찍이 인류는 수 많은 전쟁을 반복해왔고, 결국 지구는 모종의 병기'월광접'에 의해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로 변하고 만다.
그나마 스페이스 콜로니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다른 별을 향해 기나긴 여행을 떠났고, 달에 남겨진 사람들은 아직 잔재한 지구의 문명과 과학 기술을 유지하고자,
반복된 냉동 수면으로 대를 거듭하면서 지구의 자연 환경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렸다. 한편, 지구에 살아 남은 몇 안 되는 사람들도 전쟁에서 사용된 병기와
과거의 기억을 '흑역사'로 봉인하고, 가혹한 환경 속에서 끈질긴 생명력과 번식력을 원천삼아 대를 이어가면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세계의 재건을 시작해 나간다.
이 과거의 '흑역사'는 '기동전사 건담'으로 시작되는 우주 세기에서부터 '기동전사 건담 SEED'의 코즈믹 이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담 시리즈를 포괄한다.
다만, '기동전사 건담 00'는 현실 세계의 페러렐 월드를 바탕으로 한 다른 건담 작품과 달리, 서기(A.D)를 사용하는 오늘날의 미래를 그렸기 때문에 흑역사에 편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작품이다.
또, 애니메이션 '∀건담'의 방영 후에 발표된 '기동전사 건담 SEED' 시리즈의 무대인 코즈믹 이라가 흑역사에 포함되는 지에 대해서도 팬들 사이에 논란이 있었지만, '∀건담'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했던 야스다 아키라는 자신의 만화 '달의 바람'을 통해서 코즈믹 이라의 세계관을 포함시키는 의도를 보여주었으며, 또, '∀건담'에서 SF 설정을 담당한 모리타 시게루가
'기동전사 건담 SEED' 시리즈의 SF 설정을 담당했기 때문에 외전 만화 '기동전사 건담 SEED 아스트레이' 시리즈를 통해 간접적으로 흑역사의 편입을 표방한 설정이 몇몇 공개되었다.
